현직 임상간호사로서 왜 "대형병원/작은병원"을 그만두는가에 대한 고찰

나는 프로퇴사러, 프로이직러였다.

젊은 20대에 내 적성에 맞고 안정적으로 오래 일할 회사를 찾고 싶었다.

모든 회사가 어리고 미혼인 20대의 여성을 원한다는 것을 진작 알고 있었다.

내가 거쳐갔던 job에 대해서는 지난 포스팅을 참고하길 바란다.

 

https://techrichkr.com/entry/26%EC%82%B4-%EA%B0%84%ED%98%B8%EC%82%AC-%EB%B3%91%EC%9B%90-%EA%B7%B8%EB%A7%8C%EB%91%90%EA%B3%A0-%ED%83%80%EC%A7%81%EC%A2%85-%EC%A4%80%EB%B9%84%ED%95%98%EB%A9%B4%EC%84%9C-%EC%95%8C%EA%B2%8C-%EB%90%9C-%EA%B2%83

26살 간호사, 병원 그만두고 타직종까지 경험하며 알게 된 것

 

 

같은 나이대에 비해 일찍 사회경험을 하게 되면서 왜 간호사가 퇴사가 잦은 지에 대해 생각한 바를 3가지로 말해보려 한다.

 

병원 시스템에 대한 문제

이윤을 추구하는 회사라면 비용을 줄이고 큰 이익을 남기는 것이 목표다.

그중 가장 큰 비용은 아무래도 인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병원도 마찬가지다.

 

교대업무로 돌아가는 수많은 업종 중에서도 인력이 늘 부족하면서, 생명이라는 중요한 업무를 맡았기에 조금의 실수도 있어서는 안된다는 책임감이 있다.

일은 늘 많고, 사람 상대하고, 실수 없어야 한다는 스트레스.

 

나는 늘 생각했다.

이것은 인력이 부족해서 생기는 일이고 병원 시스템에 대한 문제라고.

 

우리는 혼자서 2명분의 일을 해내야 했고, 누락이 있으면 책임을 지고 그 일을 끝내기 전까진 퇴근을 할 수 없었다.

 

낙상사고, 투약사고, 안전사고 등 경위서 한 번 안 적어본 간호사 없을 것이다.

병원은 근로자의 고혈을 짜내 저렴한 의료를 제공하고 있다.

 

간호사 직장문화 '태움'

내가 당한 적도 있고, 입사동기가 당하는 것을 목도했다.

처음에는 그저 그 선배가 미웠고, 지고 싶지 않았다.

나는 찍어누른다고 엎드리는 후배는 아니었다.

 

당시 일요일 데이근무할 때였는데, 나는 2년 차였고 4년 차 선배가 나를 불러냈다.

그러고는 하는 말이, 3년차부터 1년 차까지 너네들 맘에 안 든다, 애들한테도 말해라 하는 것이다.

그 선배의 말대로 잘 전달해줬고 우리는 참지 않았다.

간호부장님께 사실을 알리고, 병동 전원 1대 1 면담을 하게 되며 상황은 역전되었다.

 

이런 일이 일어났던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보건데 그 선배도, 우리도 모두 피끓는 20대였었다.

미성숙했고 높은 업무강도로 인해 스트레스를 타인에게 쉽게 전가되었다.

물론 개개인의 인성도 한몫 했겠지만 환경 요인이 컸다고 생각한다.

헤드는 묵인했던 것인지, 정말 몰랐던 건지 이런 분위기를 잡아주지 않았다.

한 가지 요인으로 최악의 상황이 만들어지진 않는다.

결국 우리는 잘못하는 것 없는지 서로를 감시하는 자가 되었다.

 

불규칙한 3교대 근무스케쥴

교대 업무를 하는 여러 직종 중에서도 간호사 듀티는 최악이라고 생각된다.

공장도 주마다 바뀌든, 4조 4 교대든 규칙이 있는데 간호사듀티는 규칙이 전혀 없다.

3일 나이트 근무하고 다음날 바로 데이 출근하는 게 가장 최악이다.

분명 아침 8시에 퇴근했는데 다음날 아침 6시에 출근하자면 24시간도 채 쉬지 못한 것이다.

보통 기본적으로 야간반(나이트) 1달에 7-8번 한 것 같다. 

 

만약 동료가 응급퇴사해서 사람이 부족하면 일명 '더블' 근무를 해야 된다.

예를 들면 데이(오전반,D)+이브닝(오후반,E)= 16시간 근무를 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돈은 더 받겠지만 이건 사람이 사는 게 아니다..

 

불규칙적으로 N N N (off) D D E N N (off) E E  이런 식이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무언가를 하기엔 시간 쓰기가 어렵다.

가장 문제는 건강을 해친다는 것이다.

신체 바이오리듬이 깨져버려서, 불면증 있는 사람이 많다.

식사시간도 대중없어서 먹고 자야 될 때도 많아 역류성 위식도염도 많다.

여자가 많은 직업이지만, 정말 여자에게 좋지 못한 근무스케줄이다.

 

나 역시 불면증이 심하여 퇴사를 결심하게 했었다.

세상 누구보다 잠을 잘 잔다고 자신했었는데, 불과 간호사가 된 지 2년 만에 잠을 못 이루고 1시간 자고 출근하는 날이 잦아졌었다.

 

퇴사하고 그 불면증이 정상으로 돌아오기까지 최소 4년 이상 걸렸다.

젊을 때 건강 갈아서 버는 돈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지금 다시 간호사를 하고 있지만, 웬만큼 돈이 궁하지 않다면 3교대는 절대 하기 싫다.